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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쉽게 안 빠지는 진짜 이유, 미국 빅테크의 자사주 매입

 

요즘 미국 주식 시장을 보면 이상할 정도로 잘 안 빠진다. 금리 얘기 나오고, 고평가 논란 나오고, 악재가 하나씩 터져도 지수는 버틴다. 이걸 두고 실적이 좋아서 그렇다고만 설명하는 건 반쪽짜리다. 지금 시장을 떠받치는 진짜 축은 자사주 매입이다.

 

미국 빅테크들은 돈을 버는 방식이 우리와 다르다. 돈을 벌면 공장을 더 짓기보다는 주주에게 돌려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수단이 자사주 매입이다. 배당은 정해진 돈이 나가지만, 자사주 매입은 타이밍과 규모를 기업이 직접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훨씬 직접적이다.

 

 

대표적인 게 애플이다. 애플은 해마다 수십 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인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시장에 떠 있는 주식 수 자체를 줄여버린다는 뜻이다. 같은 이익을 벌어도 주당순이익은 자동으로 올라간다. 실적이 조금만 좋아도 주가는 훨씬 가볍게 반응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찬가지다. 클라우드와 AI로 현금이 계속 쌓이는데, 이 돈을 무리하게 투자하지 않는다. 일정 부분은 자사주 매입으로 흘러간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자연스럽게 바닥이 단단해진다. 누군가 던지면 회사가 받아주는 구조다.

 

이 구조가 무서운 이유는 하락장에서 더 강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흔들릴수록 자사주 매입은 가속화된다. 주가가 내려가면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가장 효율적인 투자처가 자기 회사 주식이 된다.

 

 

알파벳메타도 이제 이 흐름에 완전히 올라탔다. 과거에는 성장 투자에만 집중하던 회사들이 이제는 주주환원을 전면에 내세운다. 성장과 환원을 동시에 가져가는 구조다. 그래서 밸류에이션이 비싸 보여도 시장은 쉽게 등을 돌리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하나. 자사주 매입은 개인 투자자의 심리까지 바꾼다. 주가가 빠질 때마다 회사가 산다는 인식이 생기면, 공포 매도는 줄어든다. 이건 숫자로 보이는 효과보다 훨씬 크다. 그래서 미국 주식은 조정이 와도 깊게 안 빠진다.

 

 

반대로 이 구조가 없는 시장은 다르다. 실적이 좋아도 주주환원이 약하면 주가는 금방 식는다. 기대감이 꺼지면 버틸 힘이 없다. 이 차이가 미국 빅테크와 다른 시장의 가장 큰 격차다.

 

지금 미국 주식이 비싸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자사주 매입 구조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 구조가 깨지지 않는 한, 급락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실적보다 중요한 건 현금이고, 현금보다 중요한 건 그 돈을 어디에 쓰느냐다.

 

미국 빅테크 주가는 실적 그래프 위에 자사주 매입이라는 안전망이 깔려 있다. 그래서 흔들려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이걸 이해하면 요즘 미국 주식이 왜 이렇게 끈질긴지 조금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