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뉴스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표현 중 하나가 회복이다. 성장률이 반등했고, 수출이 늘었고, 소비가 살아난다는 말이 반복된다. 그런데 이상하다. 지표는 좋아진다는데 개인이 느끼는 경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이 괴리는 개인의 착각이 아니라 구조에서 나온다.
경제 지표는 평균을 보여준다. 평균이란 건 일부가 크게 좋아지면 전체가 좋아 보이는 착시를 만든다. 대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수출이 늘어나면 성장률은 올라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임금이 정체된 사람, 고정비가 늘어난 사람의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지표는 회복인데 체감은 침체인 이유다.
특히 금리가 내려가는 국면에서 이 현상이 더 심해진다. 금리 인하는 경기 부양 정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미 경기가 둔화됐다는 신호인 경우가 많다. 기업은 투자에 신중해지고, 개인은 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비를 줄인다. 금리가 내려가도 바로 체감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 이유다.

환율도 마찬가지다. 수출이 늘었다고 하지만, 환율이 올라서 수출 금액이 커진 경우가 많다. 물량이 늘어난 게 아니라 가격 효과일 뿐인데, 지표만 보면 경제가 좋아 보인다. 반면 수입 물가는 올라가고, 생활비 부담은 더 커진다. 이 과정에서 체감 경기는 더 나빠진다.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회복의 순서다. 경제는 항상 위에서 아래로 회복된다. 자산시장, 대기업, 금융권이 먼저 살아나고 그 다음에 중소기업, 마지막으로 개인에게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시차가 발생한다. 뉴스에서 회복을 말할 때 개인은 아직 바닥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동산이나 주식 시장이 먼저 움직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유동성이 먼저 자산으로 들어가고, 실물 경제는 나중에 따라온다. 그래서 자산을 보유한 사람은 회복을 빨리 느끼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체감하지 못한다. 이 격차가 커질수록 경제 회복에 대한 불신은 더 커진다.
정부 정책도 이 괴리를 키운다. 정책은 지표를 기준으로 설계된다. 성장률이 회복되면 긴축 이야기가 나오고, 지원은 줄어든다. 하지만 개인의 체감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책이 너무 빠르게 바뀌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시점에서 불만이 폭발한다.
결국 경제 회복이 체감되지 않는 이유는 경제가 거짓말을 해서가 아니다. 보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평균을 보는 지표와 개인이 느끼는 현실은 애초에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는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경제 뉴스는 늘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경제를 볼 때 중요한 건 지표가 아니라 흐름이다. 지금 회복이 어디까지 왔는지, 그 회복이 나에게 언제 도달할지를 따로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 뉴스에 덜 휘둘리고, 괜히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일도 줄어든다. 경제는 좋아질 수 있지만, 체감은 항상 가장 늦게 온다. 이건 정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