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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중심의 글로벌 경제와 주요 통화 방향성

 

글로벌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국가는 여전히 미국과 중국이다. 유럽, 일본, 인도 등도 중요하지만, 세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에서는 이 두 나라를 따라가기 어렵다. 최근 글로벌 경제 이슈를 이해할 때도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을 중심에 두고 해석할 필요가 있다.

 

먼저 중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7월 중국 경제 지표는 전반적으로 둔화 흐름을 보였다. 제조업 생산, 고정자산 투자, 소매 판매 모두 기대치를 밑돌며 경기 회복의 속도가 느려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대비 5.7%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고,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매 판매 증가율도 3.7%로 전월 대비 둔화됐으며, 부동산 침체의 영향으로 올해 1~7월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1.6%에 그쳤다. 도시 실업률 역시 5.2%로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지정학적 구도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인도는 최근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거 국경 분쟁으로 긴장이 높았던 양국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한 통상 정책이 이어지자 이해관계가 다시 맞아떨어지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인도에 고율 관세가 부과된 이후, 인도는 브릭스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과의 교류 확대를 검토하는 분위기다.

 

중국 역시 인도와의 관계 개선에 일정 부분 호응하고 있다. 요소 수출 제한 완화, 관광 비자 발급 허용 등 실질적인 조치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민간 차원에서는 중국 전기차 기업과 인도 대기업 간 협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전략에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환율 관점에서 보면, 이런 국제 정세 변화는 달러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중국은 브릭스 체제를 통해 위안화 결제 비중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고, 인도까지 이에 부분적으로 협조할 경우 달러에 대한 구조적 수요는 점진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수요가 약해지는 통화는 자연스럽게 약세 압력을 받게 된다.

 

글로벌 경제 전반을 보면, 최근 국제기구와 연구기관들은 성장 전망을 소폭 상향 조정하면서도 하방 위험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무역 협정 체결과 재정·통화 정책 완화가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소비 심리 위축과 지정학적 긴장, 물가 부담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 경제는 개인 소비 회복과 순수출 개선으로 성장률이 반등했지만, 민간 투자와 제조업 심리는 다시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세 인상의 영향이 물가에 반영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한때 낮아졌으나, 최근 고용 지표 둔화로 인해 연준의 금리 경로 전망은 다시 조정되는 분위기다.

 

유로존은 관세 인상에 따른 선제적 수출 효과가 사라지면서 성장 둔화 조짐이 나타났지만, 금융 여건 완화와 재정 지출 확대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는 소비 회복과 미중 협상 진전으로 성장률 전망이 상향됐으나, 부동산 부진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중장기 둔화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한국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지표는 환율이다. 환율은 세계 경제와 국내 경제를 연결하는 여러 요인을 하나의 숫자로 압축해 보여준다. 개별 이벤트의 단기 등락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달러 수요를 중심으로 한 큰 흐름과 추세는 관찰할 수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90원 부근에서 상단을 형성한 뒤 1380원대 중반에서 움직였다. 중국 경기 지표 부진으로 아시아 통화 전반이 약세를 보였고, 원화 역시 위안화의 영향을 일부 받았다. 다만 최근에는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성이 다소 낮아지면서, 달러 자체의 방향성이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앞으로는 지정학적 긴장 완화 여부,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휴전 가능성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에너지 가격이 안정된 상황에서 전쟁 리스크까지 완화될 경우, 달러 수요를 자극하던 요인 하나가 사라지게 된다. 이는 중기적으로 달러 약세, 원화 강세 쪽으로 흐름이 기울 가능성을 시사한다.

 

향후 예정된 한미 정상 간 회담에서도 환율 이슈가 직접적으로 언급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명확한 합의가 나오지 않더라도, 원화 가치 안정 또는 절상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 경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강한 저항선이 아닌 지지선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